사업장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취득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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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게시판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974회 작성일 17-11-1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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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복수 노동조합이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되고 그중에서 다시 모든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대표할 노동조합이 선정될 필요가 있는 경우를 예정하여 설계된 체계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노동조합법 규정에 의하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하여 결정된 교섭대표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모든 교섭요구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다. 그런데 해당 노동조합 이외의 노동조합이 존재하지 않아 다른 노동조합의 의사를 반영할 만한 여지가 처음부터 전혀 없었던 경우에는 이러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개념이 무의미해질 뿐만 아니라 달리 그 고유한 의의(意義)를 찾기도 어렵게 된다. 결국,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노동조합은, 설령 노동조합법 및 그 시행령이 정한 절차를 형식적으로 거쳤다고 하더라도,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취득할 수 없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2. 피고보조참가인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하여 원고와 단체교섭을 하고 2013년 단체협약을 체결할 당시 원고 사업장에 존재하던 노동조합은 참가인이 유일하였으므로, 참가인은 교섭 대표노동조합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기간을 보장받을 수 없고, 따라서 원고가 이후 새롭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된 다른 노동조합과 2014년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참가인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한 것은 참가인에 대한 관계에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 대법원 제3부 판결
  * 사 건 : 2016두36956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피상고인 : 주식회사 ○○월드
  * 피고, 상고인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 전국금속노동조합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16.3.23. 선고 2015누57071 판결
  * 판결선고 : 2017.10.31.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각 규정에 의하면,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고(제5조), 노동조합은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으나(제29조제1항),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노동조합이 그 조직형태와 관계없이 2개 이상 병존하는 경우 각 노동조합은 원칙적으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제29조의2 제1항 본문).
  노동조합법이 이처럼 복수 노동조합에 대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도입하여 단체교섭 절차를 일원화하도록 한 것은, 복수 노동조합이 독자적인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경우 발생할 수도 있는 노동조합 간 혹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간 반목·갈등, 단체교섭의 효율성 저하 및 비용 증가 등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함으로써,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단체교섭 체계를 구축하는 데에 그 주된 취지 내지 목적이 있다(헌법재판소 2012.4.24. 선고 2011헌마338 결정 참조).
  한편 노동조합법(제29조의2 제2항 내지 제8항) 및 그 위임에 따른 시행령(제14조의2 내지 제14조의9)은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한 세부 절차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크게 복수 노동조합 중에서 실제로 단체교섭에 참여하려는 노동조합을 특정하는 교섭요구노동조합 확정 절차와 그러한 복수 교섭요구노동조합 중에서 다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는 교섭대표노동조합 확정 절차로 구성된다.
  아울러 노동조합법 시행령(제14조의10)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기간을 정하면서 이러한 지위 유지기간을 보장받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는 경우를, ‘① 모든 교섭요구노동조합이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한 경우(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2항), ② 교섭요구노동조합의 전체 조합원 중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거나 2개 이상의 노동조합이 위임·연합 등의 방법으로 그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가 되는 경우(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3항), ③ 교섭요구노동조합이 자율적으로 공동교섭대표단을 구성하는 경우(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4항), ④ 노동위원회가 노동조합의 신청에 따라 조합원 비율을 고려하여 공동교섭대표단을 결정하는 경우(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5항)’로 한정하여 명시하고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복수 노동조합이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되고 그중에서 다시 모든 교섭요구 노동조합을 대표할 노동조합이 선정될 필요가 있는 경우를 예정하여 설계된 체계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노동조합법 규정에 의하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하여 결정된 교섭대표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모든 교섭요구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다(제29조제2항).
  그런데 해당 노동조합 이외의 노동조합이 존재하지 않아 다른 노동조합의 의사를 반영할 만한 여지가 처음부터 전혀 없었던 경우에는 이러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개념이 무의미해질 뿐만 아니라 달리 그 고유한 의의(意義)를 찾기도 어렵게 된다.
  결국 위와 같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 내지 목적,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체계 내지 관련 규정의 내용,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개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노동조합은, 설령 노동조합법 및 그 시행령이 정한 절차를 형식적으로 거쳤다고 하더라도,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취득할 수 없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2.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하여 원고와 단체교섭을 하고 2013년 단체협약을 체결할 당시 원고 사업장에 존재하던 노동조합은 참가인이 유일하였으므로, 참가인은 교섭 대표노동조합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기간을 보장받을 수 없고, 따라서 원고가 이후 새롭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된 다른 노동조합과 2014년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참가인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한 것은 참가인에 대한 관계에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내지 1개의 노동조합과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1항), 단체교섭 거부의 부당노동행위(노동조합법 제81조제3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그 밖에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기간(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10)에 관한 법리오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위와 같이 참가인의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를 부정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한 이상, 그 당부가 판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므로, 이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박보영
  주심 대법관 김창석
  대법관 이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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